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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발효와 부패

글쓴이 : 은성학원
날짜 : 08-09-17 19:35
조회 : 2732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려왔다. 더 정확히 말하면,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리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해왔다고 볼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것이 가려지면 이번에는 보다 맛있는것, 몸에 좋은 것을 찾고 이것들을 어떻게 하면 필요할 때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을까응 연구해왔다.
과학과 여러 기술 또한 이 먹거리들을 찾고, 보관하고,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먹거리는 바로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류는 초기에 어떻게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렸을까. 아마 냄새가 중요한 안내자 역활을 담당했을 것이다. 향기가 좋은 열매와 풀을 먹고 사냥에서
잡은 육류를 섭취했다. 그러다 먹고 남은 고기나 과일이 변해 역한 냄새를 풍기거나 맛이 변하면 그것이 좋지 않은 음식임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인류가 부패라는 현상을 접하게 되고 그것에 적절히 대처할 필요를 느낀 계기가 된 것이다. 같은 음식의  
변화 중에도 과일이나 방치된 죽 상태의 곡물에서 일어나는 부패는 색다른 냄새와 맛을 낸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인류가 처음처음 발효를 접하는 순간이었다.
현명하게도 인류는 발효를 이용해 빵과 술,된장,김치,야쿠르트,치즈 등 인류의 식생활을 지배하는 휼륭한 식품들을 만들어냈고 부패를 막기 위해 건조와 훈제 냉장.냉동 등의 식품 저장법들을 개발해냈다.
발효와 부패는 음식의 변화라는 점에서 같은 과정을 거친다. 과일의 경우 과육이 뭉그러지고 흐물흐물 해지며 액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같지만 어느 때는 술이 되고 어느 때는 먹을 수 없는 상태로 변한다.
곡물 죽의 경우도 어느 정도 부풀어 올랐을 때까지는 빵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가 되면 술이 되가나 먹을 수 없는 물질로 변한다.
고대 인류에게 있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변하느냐 먹을 수 없는 것으로 변하느냐 정도로 인식되어졌을 발효와 부패의 기준 또한 냄새와 맛이었다.. 그런데 근세에 이르러 밝혀진 발효와 부패의 진실은 이 냄새와 맛에 의한 구별이 근거가 있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발효는 탄수화물(당)이 발효균(효모)에 의해 분해되는 현상으로 알코올류,유기산류,이산화탄소 등 주로 상큼하거나 시원한 느낌의 물질을 생성하는 반면, 부패는 단백질이 부패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황하수소 등의 악취나 유독물질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발효균과 부패균은 공기 중에 함께 존재한다. 자연 중에 존재하는  이 '선고 악'을 인류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유익하게 활용했을까.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식품이 바로 빵이다. 빵 반죽도 때로는 부패할 수 있다. 이를 종으로 해서 다음번 빵반죽에 사용하는 방법을 썼다. 약산성을 띤 반죽을 이용해 산에 약한 잡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산에 강한 유산균이나 효모가 활발히 증식하여 발효빵이 만들어지게 하는 비법이었다.
과학 이전에 경험을 이용한 휼륭한 지혜였고 이것이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자연발효법의 효시이다.

비엔씨 월드10호 에서 발췌..